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신성성이 살아 있는 숲이 있다. 제방이 가로막기 전, 숲과 해안은 맞닿아 있었다. 봄의 기운을 받아 나뭇잎이 무성해지면 해안가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깊은 그늘은 물고기를 해안가로 불러 모았고, 사람들의 쉼터가 되었다. 하늘로 치솟은 숲은 바람과 파도로부터 마을을 지켜내는 방패막이 구실을 했다. 400여 년 전, 경남 남해 물건마을에 살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해변에 나무를 심었다. 취락과 농경지가 바다와 접해 있어 태풍이 불면 극심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숲을 만들어 자연재해를 막으려 했다. 그로부터 400년이 흐른 지금, 후손들은 이 숲이 들려주는 언어를 이해한다. “숲에서 이팝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 멸치가 몰려오고, 며칠 지나서 꽃이 무성하면 방어가 몰려옵니다.” 물건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제150호)의 그늘에 앉아서 쉬는 노인의 설명이다. 해변을 반월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무성한 숲에는 이팝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포구나무 등의 활엽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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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4,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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