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한국에서 담근 최초의 술은 캠벨 타크라는 사라진 품종으로 만든 로제였다. 자칭 게으른 농부라 하지만 실제로는 솔직하게 땅과 마주하는 신휘 시인이 농사지은 포도였다. 포도를 딴 뒤 다들 점심을 먹으러 갔지만 레돔은 바로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갓 딴 포도의 신선함을 1초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착즙하고 싶은 것이었다. 새벽부터 포도 따느라 녹초가 되었을 텐데도 몹시 설레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수확한 시인의 포도가 어떤 액체가 될지 너무 궁금해.” 레돔을 처음 만난 것은 프랑스 파리의 한 친구 집들이에서였다.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많이 마셨고, 두 번째도 마셨고, 세 번째도 마셨다. 카페에서 만나도 커피나 차를 마신 적이 없었다. 와인이나 코냑, 맥주, 샴페인, 시드르, 칼바도스…, 끝나지 않는 술의 향연이었다. 그렇지만 술 만드는 일을 생애 마지막 직업으로 가지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는 ‘여기 술 한잔 주세요’, 이 한마디면 술이 내 코앞으로 왔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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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7,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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