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한 살 어린 여동생과 오랜만에 외출했다. 입고 나갈 옷을 고르는데 동생이 물었다. “언니, 이렇게 입으면 싸 보여?” 살짝 붙는 티셔츠였다. 동생은 가슴이 크다. 예전의 나였다면 입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야, 너 그런 옷 입으면 남자애들 눈요깃거리 돼.” 엄마도 내게 그렇게 말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든지 성적 대상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공포였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 나는 적극적으로 의심한다. 지금까지 내가 듣고 자란 말들에 대해. 어린 동생의 입에서 나온 ‘싸 보인다’란 말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에게 값을 매기고 사고파는 문화에서 생겨난 말. 여성에게만 붙는 수식어다. 나는 살면서 지금까지 ‘싸 보이는’ 남자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너 입고 싶은 대로 입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잘못된 거야.” 그리고 내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노브라인데도 잘 다니잖아!” 그랬다. 자매는 각자 다른 이유로 가슴과의 전쟁 중이었다. 올여름 나는 본격적으로 노브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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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8,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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