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에―이철균(1927∼1987) 영(嶺) 넘어 구름이 가고 먼 마을 호박잎에 지나가는 빗소리 나비는 빈 마당 한 구석 조으는 꽃에 울 너머 바다를 잊어 흐르는 천년이 환한 그늘 속 한낮이었다 이철균 시인에게는 단 하나의 시집만 있다. 시인 생전에는 그 시집마저 없었고, 돌아간 이후 문단의 동료들이 유고시집으로 만들었다. 평생 독신이었고, 떠돌이였다. 살림도 건강도 가난해서 의지할 곳이 시밖에 없었다고 전해져 온다. 원래 시인은 외로움과 쓸쓸함의 친구라지만, 그중에서도 이철균 시인은 매우 외롭고 쓸쓸했던 시인이었다. 지금도 그를 기억하는 지면은 많지 않고, 이제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이 남지 않았다. 그런데 생애에 관한 기록만 읽고 이 시인을 안쓰러워해서는 안 된다. 그의 시를 읽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눈앞의 생활이 풍족하지 않았다지만 시인에게 그것이 대수일까. 이 시인의 작품 세계는 저렇게나 아름다운데 말이다. 작품 속에서 한낮의 시간은 평화롭다. 구름은 한가로이 고개를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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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30,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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