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느 때처럼 빌헬름 엥겔프리트 씨는 반려견을 앞세우고 해변을 산책했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천연기념물인 방조어부림 숲을 거닐다가 몽돌해변에 앉은 노인은 한참 동안 수평선 너머를 바라본다. 몇 개월째 경남 남해 물건마을에 머무르며 민속조사를 하던 나는 노인의 뒷모습에 그리움이 배어 있음을 느꼈다. 하루는 그의 옆에 말없이 앉았다. 그때 노인은 자신을 ‘빌리라 부르라’며 웃어 보였다. 이후 빌리의 집을 방문했다. 빌리 할아버지와 춘자 할머니는 남해 독일마을에 가장 먼저 입주한 가정이다. 빌리는 아내와 결혼 후 줄곧 독일에서 살았기 때문에 여생은 아내의 나라에서 살겠다는 생각으로 왔단다. 그의 이름인 ‘엥겔프리트’는 ‘평화의 천사’라는 의미이다. 남해의 맑은 공기와 멋진 풍경을 누리다가 천사처럼 아내의 곁에서 죽을 거라며 웃었다. 춘자 할머니는 파독 간호여성으로 살다가 남해로 왔다. “1971년 서독으로 가보니 말이 안 통하잖아요. 기숙사 방문 앞에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갔는데 독일인 동료가 매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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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8,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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