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는 산책을 하다 보면 수천 가지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는데, 그것이 내게는 얼마나 아름답고 유용하고 쓸모 있는 일인지 모릅니다.” 로베르트 발저의 소설 ‘산책’에서 이 문장을 발견했다. 무용한 산책의 유용함, 쓸모없는 일의 쓸모 있음을 강변하고 있어 흥미롭다. 더구나 이 말이 당신은 매일 산책이나 다니지 않느냐는 세무 공무원의 조소 섞인 질문에 대해 주인공 ‘나’가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어서 더 그렇다. 가난한 작가인 나는 세무서를 찾아가 세율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데, 세무 공무원으로부터 당신은 매일 산책이나 다니지 않느냐는 힐난을 받는다. 주인공은 아주 장황하게 자기가 산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산책의 효과를 열거한다. 산책의 조건과 규칙도 제시한다. 대상에 몰입하고, 사물을 바라보고 응시하는 행위 속에서 자신을 잊어야 하고, 동정과 공감과 감동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는 것과 같은. 나름의 산책론이 펼쳐지고 있는 대목이다. 발을 움직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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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7,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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