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2 ―한성기(1923∼1984) 산을 오르다가 내가 깨달은 것은 산이 말이 없다는 사실이다 말 많은 세상에 부처님도 말이 없고 절간을 드나드는 사람도 말이 적고 산을 내려오다가 내가 깨달은 것은 이들이 모두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이 없는 세상에 사람보다는 부처님이 더 말을 하고 부처님보다는 산이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었다 한성기 시인은 함경남도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생애의 대부분을 대전 지역에서 보냈다. 생애의 주거지는 충청이라는 장소에 국한됐으나 그의 시는 한 지역에 국한돼 있지 않다. 특히 ‘역’이라는 작품이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노래로도 만들어졌고 시 낭송도 많이 된다. 사실 한 시인은 지금보다 대표작이 더 여럿 꼽혀도, 더 많은 시가 널리 알려져 있어도 될 만한 시인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시는 깨끗하고 소박하다. 뭔가 무리해서 얻기보다 참고 인내했던 사람이라는 느낌이 온다. 순수하게 시를 위해 정진했던 시인.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작품이 더 읽힌다면 좋지 않을까.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ift.tt/2GvatOT
via
자세히 읽기
March 16, 2018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