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왜 걷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가장 그럴싸한 것이 ‘우리들의 발에는 뿌리가 없기 때문’(다비드 르 브르통)이라는 것이지만, 길이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도 제법 설득력 있다. 사람은 발로 길을 걷기 때문이다. ‘발이 있어서 걷는다’는 문장과 마찬가지로 ‘길이 있어서 걷는다’는 문장도 사실을 정확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넓은 길이나 좁은 길을 걷고, 똑바른 길이나 꼬불꼬불한 길을 걷는다. 흙길이나 아스팔트길, 꽃길이나 산길을 걷는다. 길이 아닌 곳을 걸을 수는 없다. 길이 아닌 곳이 없기 때문이다. 길이 없는 곳을 걸었다고 하는 사람은 길이 아닌 곳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길에서 헤맬 수는 있다. 헤매었다고 해서 길 아닌 곳을 걸었다고 할 수 없다. 사막에는 길이 따로 없다. 모든 곳이 길이기 때문이다. 길이 없다는 말은 길이 너무 많다는 말과 뜻이 같다. 많은 사람들이 걸은 길이 있고 단 한 사람이 걸은 길이 있다. 오래전에 공개된 길이 있고 아직 나타나지 않은 길이 있다. 옛길이 있고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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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7,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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