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남북관계의 운전석에 앉았던 때가 있었다. 북한은 1974년 김일성이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제의한 이래 집요하게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아니,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는 표현이 적확할 것이다. 당시 북한은 핵무기는커녕 미국의 관심(?)을 끌 만한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지 못했다. 미국은 남북관계에 관한 한 남측에 전권을 부여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 한반도 문제의 핵심 쟁점을 망라한 남북기본합의서와 분야별 이행합의서는 그런 분위기에서 탄생됐다. 당시 통일원 출입기자였던 나는 1992년에 무수히 많은 날을 판문점 취재 현장에서 보냈다. 남북기본합의서 이행 방안을 협의할 각종 공동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열렸기 때문이다. 그대로 가면 통일이 꼭 손에 잡힐 것만 같았다. 그 역사의 현장을 취재하는 사명감도 충만했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북한이 남북 화해의 몸짓 뒤에서 무슨 일을 벌이는 줄을. 남북대화를 철저히 북-미 대화의 마중물로 쓰려던 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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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19,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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