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시인의 산문집을 읽다가 위의 구절과 마주치자 정신없이 달리던 마음이 빨간 신호등 앞에 선 것처럼 멈칫 했다. 입에서 태어났다가 귀에서 죽는 말, 죽지 않고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은 말, 아니, 살아남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시처럼 아프게 박혀 있는 말이 몇 개 떠올라서였다. 이를테면 초등학교 때 도서관에 같이 시험 공부하러 가기로 한 쌀집 언니가 약속 장소에 안 나와 찾아갔다가 우연히 엿들었던 아줌마의 말. “내가 저런 집 아이랑 놀지 말랬잖아!” 언니는 좀 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왔지만 지금도 궁금하다. ‘저런 집 아이란 어떤 집 아이지?’ 대학 시절, 어느 추운 겨울 아침에 들었던 말도 떠오른다. 그날은 그동안 살던 자취방에서 이사 가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눈은 펄펄 내리는데 이사를 도와주겠다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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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9,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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