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를 타고 신촌역에서 내려 통학했었다. 반듯한 목조 기와집의 신촌역은 작지만 군색하지 않았다. 매표소 앞 나무의자에 앉아 골똘히 생각하곤 했다.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을 그리며 ‘사랑스런追憶’ (1942년 5월 13일)을 썼던 청년.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艱辛)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주어, 봄은 다 가고―동경(東京)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8연 중 5연은 행갈이를 하지 않고 한 행으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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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6,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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