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 씨(25)는 5년 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고 병원에 취업했다. 신참에게 주어진 온갖 허드렛일을 ‘몸으로 때운다’는 각오로 해냈지만 몸으로 못 때울 첫 관문이 있었다. 채혈이었다. 자격증을 따기 전 딱 한 번 실습한 게 전부였다. 병원에선 웬만큼 숙달될 때까지는 환자 채혈을 허락하지 않았다. 냉정한 선배 간호사들은 “나 하는 거 잘 보란 말이야”라며 다그치기만 했다. 누군가가 “집에서 부모님 영양제 주사 놔드리며 채혈도 해 봐”라고 조언했지만 가족 몸에 바늘을 들이대는 건 더 떨렸다. 그 무렵 다른 층에서 근무하던 피부관리사가 L 씨가 일하는 층에 들렀다가 사연을 듣고는 대뜸 왼팔을 걷어 보였다. “이걸로 연습해 봐. 내 팔에서 (피를) 잘 뽑으면 다른 사람은 다 뽑아.” 팔이 통통해서 혈관이 잘 안 드러나기에 연습용으로 제격이라고 했다. 혈관을 제대로 잡을 때까지 몇 번을 찔렀어도 그는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그래놓고는 이튿날에도 찾아와 오른팔을 내밀었다. 전날 혈관을 잘못 건드린 왼팔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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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2,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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