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이나 합정역 언저리 어디에 그의 자취가 있을까. 젊은 영혼들이 반갑게 만나고 헤어지는 번화한 거리는 1938년 너른 들녘이었다. 이 들녘에 연희전문에 입학하고 두 달 보름 지난, 스물한 살 윤동주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발에 터분한 것을 다 빼어버리고 황혼이 호수 위로 걸어오듯이 나도 사뿐사뿐 걸어보리이까? 내사 이 호수가로 부르는 이 없이 불리워 온 것은 참말 이적(異蹟)이외다. 오늘따라 연정, 자흘, 시기, 이것들이 자꾸 금메달처럼 만져지는구려 하나, 내 모든 것을 여념없이 물결에 씻어 보내려니 당신은 호면으로 나를 불러내소서 ―‘이적(異蹟)’(1938년 6월 19일) ‘∼보리이까’, ‘나를 불러내소서’라는 구절에서 보듯 기도문이다. 아이 적부터 성경공부 모임에 참여했던 사진이 네 장 남아 있는 그의 시에는 성경에서 얻은 모티프가 많다. ‘이적(異蹟)’이라 하면 죽을병에서 낫거나, 복권이 당첨되는 기적을 떠올린다. 그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ift.tt/2y3NYKT
via
자세히 읽기
October 25, 2017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