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고 지내던 낡은 사진첩을 뒤적이다 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색 바랜 돌잔치 사진 속에서 남자 아이들은 한복 입고 모자인 복건(幅巾)까지 갖춰 쓴 채 의젓하게 웃고 있다. 여자 아이들은 치마, 저고리에 굴레를 썼다. 중고교에 진학할 때면 아버지 어머니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금 보면 양친과 내가 이렇게도 닮았는가 싶어 흠칫 놀라기도 한다. 동네 사진관은 젊었던 부모님을 기억 속에 오래 모셔둘 수 있게 했다. ▷요즘 사진관은 실제 나이보다 4, 5년은 젊게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준다. 점이나 잡티, 주름을 없애 얼굴이 한결 환해진 덕분이다. 입사원서에 붙은 사진 속 인물과 지원자가 같은 사람인가 의심될 정도로 차이가 클 때도 많다. 성형수술이 따로 없다. 포토샵 프로그램의 위력으로 ‘원판 불변의 법칙’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사진관 주인들이 단순하게 사진만 찍어서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사진관들은 2000년대 초부터 신기술의 융단폭격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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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31,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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