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려 어두워서 길을 잃었네 갈 길은 멀고 길을 잃었네 눈사람도 없는 겨울밤 이 거리를 찾아오는 사람 없어 노래 부르니 눈 맞으며 세상 밖을 돌아가는 사람들뿐 등에 업은 아기의 울음 소리를 달래며 갈 길은 먼데 함박눈은 내리는데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기 위하여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을 용서하기 위하여 눈사람을 기다리며 노랠 부르네 세상 모든 기다림의 노랠 부르네 눈 맞으며 어둠 속을 떨며 가는 사람들을 노래가 길이 되어 앞질러가고 돌아올 길 없는 눈길 앞질러가고 아름다움이 이 세상을 건질 때까지 절망에서 즐거움이 찾아올 때까지 ― 정호승(1950∼)함박눈이 오지 않는 겨울에 대해 생각한다. 아이들의 눈싸움할 권리와 눈사람 만들 권리에 대해 생각한다. 겨울이 겨울이 아닌 듯하고 우리가 알던 상식이 비상식으로 변해가는 상황이 단순한 계절의 장난인지, 누적된 세대의 잘못인지를 생각한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맹인 부부는 길에서 노래한다. 등에는 어린아이를 업고 있다. 저도 얼마나 춥고 불편할까.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2Nfo1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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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1,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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