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삼가지만 토하고 삼킬 줄 알며, 때에 따르니 청탁을 가리지 않네. 속이 비어 있어 족히 물건을 포용하니, 흰 바탕은 하늘이 만들었음을 보여주네.(守口能呑吐 隨時任濁淸 中虛足容物 質白見天成·수구능탄토 수시임탁청 중허족용물 질백견천성)-이정귀 ‘술에 취하여 병에 쓰다(취서병면·醉書甁面)’ 이화여대 박물관은 한국 도자기 컬렉션으로 국내외에 이름 나있다. 이 중 국보나 보물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백자 항아리가 있다. 단순한 외형과 차분한 백색의 그것도 사랑스럽지만 철화로 짙게 앞뒷면에 간결하게 그려낸 매화와 대나무는 흰 바탕에 수묵으로 그린 문기(文氣) 넘치는 묵화 같다. 문양들 사이에 쓰인 위의 시구는 항아리의 담백한 자태와 조화로워 볼 때마다 그 앞에 오래 머물곤 한다. 이 시는 조선의 한문 4대가 중 한 명인 월사이정귀(月沙 李廷龜·1564~1635년)가 취중에 술병에 쓴 시로 그의 ‘월사집’에 전한다. 특히 속이 비어 있어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백자 항아리의 미덕을 언급한 구절은 안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35UwX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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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1, 2019 at 04:1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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