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링과 피칭, 이 단어들을 빼놓고는 승선생활을 말할 수 없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만드는 파도의 길이는 300m 정도. 파도가 높은 정점에 이르렀다가 다시 정점이 찾아오는데 그 두 지점의 길이가 파도의 길이, 즉 파장이다. 이 같은 파장 속에서 내가 승선한 길이 150m의 선박도 마치 종이배와 같은 운명이었다. 파도가 저점을 향해 움직이면 우리 배도 낭떠러지로 사정없이 떨어지듯 곤두박질쳤다. ‘얼마나 더 떨어질까. 더 이상 배가 위로 올라올 힘이 없나보다. 두렵다. 차가운 바다로 빠지는 걸까. 죽었구나.’ 만감이 교차할 순간, 배는 위로 솟아오르는 파도의 힘에 편승해 서서히 올라왔다. 조금씩 올라오는 뱃머리를 보며 ‘살았구나’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것도 잠시, 다시 뱃머리는 바다의 심연을 향했다. 죽었구나 싶지만, 다시 뱃머리는 하늘을 향했다. 이러한 동작들의 반복을 전문용어로 ‘피칭(pitching)’이라 한다. 뱃사람들은 선박이 용왕님에게 절을 한다고 표현한다. 이에 반해 선박의 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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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9, 2019 at 04:0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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