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긋한 강촌 생활, 아무도 묻는 이 없어/십 년 구름 밖에서 취한 듯 지냈구나. 라일락 바지런히 꽃망울을 터뜨리면/가지마다 한바탕 봄기운 번져나리니. (江上悠悠人不問, 十年雲外醉中身. 殷勤解却丁香結, 縱放繁枝散誕春) ―‘정향(丁香)’(육구몽·陸龜蒙·미상∼881?) 유난스레 오진 라일락 꽃송이, 향낭(香囊)처럼 그 향기가 봄 길에 그윽하다. 이름마저 한자로는 정향이다. 한시에서 라일락의 이미지는 주로 여인의 순정 혹은 선비의 고결한 지조로 형상화된다. ‘라일락 가녀린 몸매, 아슬아슬 가지 위에 버티고 있다’거나 ‘매화와 봄을 다투는 법 없이 고즈넉이 봄비를 머금고 있다’가 그런 예다. 시에서 꽃과 시인은 한 몸이다. 강변 한갓진 곳에 자리 잡은 라일락,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으니 유유자적 속세를 벗어난 내 인생과 판박이다. 봄이 깊어지면서 이젠 한껏 가지도 뻗고 겨우내 몸속에 머금었던 꽃망울을 터뜨릴 차례. 춘색을 발산하는 라일락을 빌려 자신의 포부를 세상에 펼치고픈 염원을 담고 싶었으리라. 혹 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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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0,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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