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는 군인이셨습니다. 늘 강원도 전방에 계셨죠. 크리스마스이브 오후면 우리 가족은 아버지 부대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좁고 꼬불거리는 눈길을 한참 달려 종점에 도착하면 아버지가 부동자세로 기다리고 계셨죠. 새까맣게 탄 얼굴에 군용잠바를 입으신 아버지는 정말 크고 단단해 보였습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 같아 보였죠. 아버지는 저녁 식사로 그 동네에 딱 하나뿐인 중국집에서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 짜장면을 사주셨습니다. 젓가락질 몇 번이면 사라지는 아쉬움에 우리 형제는 그릇까지 깨끗하게 핥아먹었죠. 아버지에게 혼났지만, 그 강아지 같은 짓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너무 맛있었으니까요. 군인교회에서 자정 예배를 드리고 돌아오는 수북히 쌓은 눈길에서 우리 가족은 화음을 넣어 캐럴을 불렀습니다. 아버지는 무뚝뚝하셨지만 노래를 잘 하셨죠. 아침에 깨 보면 머리맡에 둔 양말 안에 선물이 들어있었습니다. 원했던 선물이 아닌 경우가 더 많았지만, 선물을 받으면 무조건 기분이 좋아졌죠. 우린 신이 나서 온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bit.ly/2EBz9pS
via
자세히 읽기
December 21, 2018 at 02:37P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