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7년 9월 에리히 호네커 동독 국가평의회 의장의 서독 방문은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에겐 결코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그는 회고록 ‘나는 조국의 통일을 원했다’에서 이렇게 술회했다. “양독 간 국경의 문을 더 활짝 열기 위해 나는 호네커의 방문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호네커 방문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그때까지 내 입장이었기에 그 결정은 정말 어려웠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그의 방문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콜에게 동독은 다른 국가가 아닌 통일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런 콜이지만 일단 방문을 수용한 만큼 ‘저쪽에서 오는 손님’의 요구에 따라 국가원수에 준하는 의전으로 예우했다. 하지만 의전은 말 그대로 형식적 의례일 뿐이었다. 공항 분위기부터 싸늘했다. 호네커를 영접 나온 사람은 총리비서실장, 그리고 녹색 베레모 쓴 군인들이 전부였다. 환영 현수막도, 환호성도 없었다. 공항에서 본 시내로 가는 고속도로 표지판에는 경찰이 서둘러 지운 나치 문양(卍)과 ‘호네커 살인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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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7,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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