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의 분교를 다녔다. 운동장에서 축구할 때면 네댓 번은 바닷물에 들어가야 했다. 축구공은 나지막한 담장을 넘어 바다로 굴러가기 일쑤였다. 멸치가 잡히는 철, 아이들의 놀이터인 바닷가 공터는 멸치 말리는 장소로 변했다. 해변을 따라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은 비릿한 멸치 냄새가 따라다녔다. 멸치는 햇살을 받으며 단단해졌다. 오며 가며 허리 숙여 몇 개씩 집어 먹는 섬 아이들의 간식이 되기도 했다. 마른 멸치보다 온기가 남아 있는 촉촉한 멸치가 더 맛있었다. 어떤 시인은 “멸치는 작고 비리고 시시하게 반짝인다”고 했다. 작고 비리고 시시해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뿌려서 말렸고, 아무렇게나 한 움큼씩 주워 먹었다. 세월이 흘러 멸치가 많이 잡히는 섬으로 조사를 갔다. 멸치잡이 어선을 타고 싶었다. 산더미처럼 잡히는 멸치를 확인하려면 권현망 어선을 타야 했다. 멸치잡이 어선 중 가장 큰 규모의 선단이다.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다니며 질문을 쏟아내는 외지인을 선뜻 태워줄 리 없다. 너무도 타고 싶고, 반드시 타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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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6,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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