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에서 기사를 쓰다 보면 일본식 표현을 쓴다는 핀잔을 자주 듣곤 했다. 가령 요즘은 문제없이 사용되는 단어 ‘입장(立場)’은 10년 전만 해도 ‘자세’ ‘처지’ ‘주장’ 등으로 바꾸라는 주문을 받았다. ‘존재감’도 기계적으로 ‘영향력’으로 바뀌었다. 영어로 ‘presence’인 존재감은 영향력과는 어감이 다르지만 상관없었다. 그때마다 조금 억울했던 게 사실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한국어로 알고 사용하는 서구어 대부분이 일제 번역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 번역어를 통해 근현대 개념을 수용했다는 점도 일본에 빚지고 있다. 메이지유신(1868년)을 전후해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번역 붐이 일었다. 서구 문물을 접한 일본인들이 네덜란드어 독일어 영어를 어떤 한자어로 옮길 것인가를 놓고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듭한 흔적은 여기저기 남아 있다. 가령 후쿠자와 유키치는 ‘speech’를 처음에는 ‘演舌’로 번역했다가 어감이 나쁘다 하여 ‘演說’로 바꿨다. ‘會社’란 말이 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을 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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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7,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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