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 했던가. 아지랑이 뭉실뭉실 피어오르는 화창한 봄날에 경남 남해군 해오름예술촌으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독특한 차림의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흰 수염이 온 얼굴을 덮었고, 두건을 두르고 한복을 입은 모습이 도인을 연상시켰다.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말을 걸어왔다. “날씨 참 좋습니다.” 호탕한 목소리와 활짝 웃는 얼굴에 인자함과 카리스마가 중첩되었다. 그는 해오름예술촌장이다. 남해군의 ‘독일마을’ 만들기 사업에 동참하던 중 폐교를 발견하고 허물어져 가는 건물에 예술의 피가 돌게 하는 데에 생의 마지막을 쏟겠다는 다짐을 했다. 2년을 몰두하여 ‘해오름예술촌’을 만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구태여 토를 달지 않아도, 억지로 도(道)를 갖추지 않아도 차나 한 잔 마시면 될 것이라는 촌장의 말에 끌려 예술촌을 자주 찾았다. 그럴 때마다 촌장은 커피를 내려줬다. 어느 날 촌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왠지 모를 낯익음의 이유를 깨달았다. 고교 시절 내 은사였던 것이다. 그렇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2NMhFsc
via
자세히 읽기
July 27, 2018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