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실 언니’로 유명한 작가 권정생은 생전에 편지를 많이 썼다. 아동문학가 이오덕과 30년에 걸쳐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은 서간집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는 그것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편지들은 그의 삶과 문학, 고뇌와 사유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그는 편지를 썼던 것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많은 편지 대필을 해줬다. 시골에서 살았던 그는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부탁하면 시간을 쪼개어 대필을 해줬다. 예를 들어, 그는 윗마을 할머니가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들과 서신 연락을 하는 것을 도맡아 했다. 매월 한 번씩 오는 아들 편지를 할머니에게 읽어주는 것도, 그 편지에 답장을 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심지어 아들의 전사통지서까지 읽어줘야 했다. 편지를 읽어줄 때마다 그리움에 울던 할머니는 사랑하는 자식을 잃자 어미의 피울음을 울었다. 그 고통과 눈물을 나눠 갖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대필을 “흡사 그 사람의 대리 역할을 하는 일종의 연극배우가 되는 일”이라고 했다. 편지를 부탁한 사람의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2Jvl64f
via
자세히 읽기
July 18, 2018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