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집의 추석 밥상머리 화두는 고구마였다. 정치며 집안 살림살이며 건강, 교육 문제는 뒷전이었다. 요즘 인터넷에서 고구마는 불협화음으로 꼬이는 상황을, 반대로 사이다는 시원하게 풀릴 때를 의미한다고 한다. 인터넷 고구마가 아닌 실제 고구마가 화두가 된 것은 집 앞 공터에 있는 어머니의 텃밭 때문이었다. 채소와 고구마, 감자 등을 심는 그 밭은 노모의 소일거리이자 선물 주머니였다. 최근 급격하게 허리와 무릎이 나빠진 어머니는 내심 예닐곱 이랑 심은 고구마를 캘 적임자로 추석에 오는 아들 손자를 꼽은 모양이다. 하지만 역시 무릎이 좋지 않은 아들의 대꾸는 퉁명스러웠다. “오자마자 웬 고구마를 캐냐.” 고구마성 발언이 나오자 불편한 얘기가 오갔다. 결국 추석 당일 꼭두새벽부터 호미를 들고 나가는 것으로 상황은 수습됐지만 1시간 반 동안 두 이랑 캐는 데 그쳤다. 이곳저곳 늘어진 줄기를 걷고, 호미로 고구마에 상처 내지 않고 캐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해 전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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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17,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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