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주는 숲에서 글을 구상했다. ‘일찍이 서산대사가 살았을 듯한 우거진 송림 속, 게다가 덩그러니 살림집은 외따로 한 채뿐’(‘종시’)이라고 할 만치 연희전문 핀슨홀 기숙사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지금도 연세대에는 청송대라는 작은 숲이 있다. 숲과 화원은 그의 상상력을 잉태하는 종요로운 공간이었다. 나는 이 귀한 시간을 슬그머니 동무들을 떠나서 단 혼자 화원을 거닐 수 있습니다. 단 혼자 꽃들과 풀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겠습니까.(‘화원에서 꽃이 피다’) 꽃과 풀과 대화했던 그에게는 나무도 귀한 대화 상대였다. 연희전문에 입학하기 전 그의 글에도 나무는 등장한다. ‘나무 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소년’), ‘눈 내리는 저녁에 나무 팔러간/우리 아빠 오시나 기다리다가’(‘창구멍’) 등에서 나무는 늘 그의 곁에 있다.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 ‘나무’(1937년 3월) 이상하지 않나. 사실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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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11,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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