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6.

[오늘과 내일/박용]그녀가 경찰서 앞에서 돌아선 이유

20여 년 전 밤 서울행 시외버스 안은 캄캄했다. 서울에 가까이 왔을 무렵 여성 승객의 비명이 정적을 깼다. 버스 앞쪽에 앉은 한 여성이 벌떡 일어나 옆자리 남성을 핸드백으로 때리며 고함을 질렀다. 깜빡 잠든 사이 성추행을 당한 것이다. 피해 여성은 “경찰서로 가달라”고 외쳤지만 버스 운전사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을 뿐이었다. 운전대는 돌아가지 않았다. 버스 안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뒷자리에선 남성의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바쁜데 그냥 갑시다. 그런 일로….” 운전사와 승객의 외면 속에서 그녀는 홀로 버텼다. 그 남자의 팔을 끌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양복을 잘 차려입은 평범한 중년의 회사원은 순한 양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피해 여성의 손에 이끌려 버스를 내렸다. 그러나 정거장의 어둠 속에서 남자는 ‘야수’로 돌변했다. 오히려 여성의 손을 잡아끌고 어딘가로 향하려고 했고, 이번엔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버텼다. 다행히 젊은 승객 몇몇이 버스에서 내려 남자를 막아섰다. 시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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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7,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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