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4.

[2030 세상/원지수]‘자기 말’을 하는 외국 아이들

학기 첫날, 나는 대혼란에 빠졌다. 준비된 자기소개를 하고 앞으로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들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하루가 끝난 뒤의 리셉션 자리에서 벌어졌다. 그저 그런 가벼운 대화를 나눌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좁은 방에 가득 찬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가며 처음 만난 서로에게 묻는 말은 이랬다. “이 분야에서 네 관심 주제는 뭐야?” “이 이슈에 대한 네 생각은 어때?” 아니, 무슨 교수님과의 인터뷰도 아니고 대뜸 1년 후 논문 주제를 내놓으라니…. 기다렸다는 듯 저마다의 관심사를 꺼내놓는 이들 틈에서 나는 마치 영어 말하기 시험장 한가운데에 앉은 듯 말문이 막혔다. 시험장에서와 똑같은 생각이 입 안 가득 맴돌았다. ‘한국말로도 생각해본 적 없는 걸 영어로 답하라고? 너무하잖아!’ 컴퓨터가 묻는 “여가 시간엔 뭘 하세요?”와 같은 일상 질문에도 열심히 외운 유형별 답안들을 머릿속에서 뒤적이던 나는, 갑자기 튀어나온 ‘주제에 대한 의견을 말하시오’라는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첫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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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5,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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